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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후기

쌀뤼의 영상톡 영화 곡성 후기

by 기록빛 2021. 8. 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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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들어가기전 기대감은 크지 않다. 영화 시작 후 10분까지는 실망이다.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실망은 거기까지다. 그 이후 도대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나는 알아챌 수가 없다. 몰입감과 집중력,영화는 끌어들인다. 그렇게 배고프고 졸린것 따위는 저 멀리 날려버린다.

 

영화의 장점은 상투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일상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여느 영화와 같지 않다는 말이다. 영황안에는 수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그중 종교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의심' 예전 그런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지금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의 말도 믿지 못하면서 어찌 보이지도 않는 하느님,예수님을 믿을 수 있겠는가?

 

종교에 대해서 성찰하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영화 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사람의 아들'이란 이문열의 소설이 생각났고 강동원과 김윤석이 나왔던 영화, 갑자기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영화가 생각이 났다. 그 영화가 정말 가벼운 깃털이였다면 이 영화는 진중함과 진득함 그리고 그 이외의 훨씬 클라스 있는 수준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분이지만 말이다.

 

두번째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특히 요즘 강조되는 '부성애'의 강조이다. 아버지가 딸을 위하는 마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딸을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을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다는 끈질긴 아버지의 사투는 계속된다. 그것이 경찰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가진 아버지의 사투여서 영화는 더더욱 여러가지 흥미를 제공한다.

 

나중에 보면 경찰관인 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이 아닌 자신의 동네 친구들을 데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범인을 소탕하러 가는 대목에서 같은 경찰이 동료가 아닌 이웃을 끌어 들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조그마한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정이 중시되는 우리네의 삶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경찰이기 이전에 시민이라는 사실 말이다.

 

악마와 천사, 흰색옷을 입고 시종일관 호기심과 여운을 자극하는 천우희의 역할, 영화는 계속 사람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 전두엽을 움직이게 만든다. 열린 결말의 최고 작품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 영화는 흥행할거라 장담한다. 영화는 끝이 났지만 여운은 계속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상영시간은 극장에서 수명을 다하지 않는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계속 오랫동안 관객들의 마음속에 자리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가끔씩 나오는 잔인한 장면들에서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무서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쾌락을 느낄것이고 또 토속신앙 즉, 굿을 하는 장면들 무당이 나오는 장면들에서 중장년층은 익숙함을 느낄것이다. 여기에 천주교까지 등장을 하니 이것은 뭐 종교의 짬뽕탕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장면중에서 신부가 악마에게 찾아가 질의하는 장면과 무당과 수호신사이에 갈등하는 곽도원 경찰의 내적갈등이 오버랩되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명장면이 아닌가 싶다.

 

인간의 근원적 금기를 넘어설까 말까하다 결국에는 넘어가서 의심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되고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되는 설화와 신화들을 우리는 익히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그 위치에 서면 그렇게 되는것이다.

 

내적갈등은 관객에게 그대로 전이된다. 또한 어린 초등학생의 살인에 대해서 주목할만하다. 이 어린 학생의 살인에 대해서 관객들은 애처롭게 바라볼것인가? 아니면 엄격한 잣대를 세울것인가

 

곡성이란 지역에 대한 궁금증으로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 없겠다는 오리무중으로 결국 영화는 관객에게 느낌표와 말줄임표를 남긴다. 황정민이란 배우가 하는 무당 연기는 처음에는 우스꽝스럽게도 보이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단순한 굿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징을 박는 장면에서 진짜 무당인지 아니면 거짓인지 가끔 거짓과 진실을 흔들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덫인 것이다.

 

관객은 물어본다. 처음과 끝이 같아야 글을 가장 잘썼다고 혹자는 말하는데 감독은 끊임없이 물어본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의심'에 대한 말, 결국 의심에 의심에 의심에 의심에 의심으로 끝나는 영화가 바로 영화 곡성이다. 절대 현혹되지 마라라고 말하지만 현혹될 수밖에 없는 영화가 바로 곡성이다.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강력히 추천하는 영화이다. 나는 아버지이기에 영화를 보고나서 다른 무엇보다도 자식이 생각났고 아이들에게 더욱더 따뜻하게 평상시에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곡성은 어찌보면 그래서 따뜻한 영화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나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아이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 말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 냉정과 열정사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가족의 힘, 어떤 말로 이 영화를 표현할 수 있을까 곡성은 그냥 곡성이다. 목놓아 곡을 하는 아우성, 그 아우성의 메아리 그것이 바로 곡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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